저는 Product Hunter 입니다

아이디어를 탐닉하고 공유하는 사람들

May 12, 2017 - 5 minute read -
hunter product Product hunt

사람은 여러 곳에서, 여러 범주에 포함되며 여러 의무를 지면서 산다. 예컨대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대한민국의 국민, 좁게는 강남구민, 세입자 등이다. 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나를 포용할 수 있는 여러 용어, 집단들이 있지만 내가 선택해서 만들어진 타이틀은 많지 않다. 만약 내가 나의 타이틀을 선택한다면, 나는 나를 ‘Product Hunter’ 라고 소개하겠다.

‘Product Hunter’ 가 뭔데?

거창해보이는 이름이지만, 사실 여러 서비스, 제품등을 기웃거리며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사람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Product Hunt’ 는 사실 한 서비스의 이름이다. ‘Product Hunt’ 는 여러 Geek 한 사람들의 커뮤니티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올리고 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곳이다. ‘Product Hunter’ 는 이 서비스의 이용자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 중 하나인 ‘Notion’ 의 소개 페이지다. 상단에는 제품의 이름과 얼마나 Upvote(추천) 받은 서비스인지 표시되고, 아래엔 제품의 제작자와, 제품을 ‘Hunt’한 이 (찾아서 올린사람) 가 표시되어있다.

‘Product’ 와 인터넷 서비스 (SaaS) 의 차이에 간극이 있는 것 같지만,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업체에게 ‘Product’ 는 소프트웨어다. 이전에 ‘Product’는 물리적인 형태를 가진 제품을 의미했지만,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단어의 저변을 무형의 서비스까지 확장시켰다. 그래서 이 서비스의 이름은 ‘Product Hunt’ 일 수 있다.

다시 돌아와서, ‘Product Hunter’ 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일까?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사용해보는 사람들일 뿐이라면, Early Adopter 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그런데, 기존의 Early Adopter 와는 조금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Product Hunt 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제품과 아이디어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Product Hunt 서비스에 잘 녹아있다. 사람들은 제품에 대해 Upvote(추천) 혹은 공유를 하고,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Notion 서비스의 제작자가 댓글을 달았고, 사람들은 서비스에 대한 제안을하고 의견을 나눈다.

Product Hunter 가 생겨난 배경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컨텐츠 제작자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세상이다. 누구나 자신의 네트워크가 있고 세련되고 빠른 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 이 소통 방식의 진화는 공유에 초점을 맞춘 Product Hunter 들을 잉태할 수 있게 한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한계비용 이다. Web 2.0 이 낳은 공유의 개념은 이제 산업 전반에도 파고 들어 공유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흔히 ‘뽕 뽑는다’ 는 얘기를 하곤 한다. 드림카를 샀지만 교통정체로 차가 주차장에만 있다면 이보다 슬픈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차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으면(공유) 주차장에 있는 것보다는 더 많은 가치를 낳을 것이다. 이렇게 뽕을 뽑으려다 보면, 한계비용이 감소하는 결과 를 낳는다. 이 한계비용이 거의 0원에 가까워진 사회를 우리는 ‘한계비용제로사회’라고 한다.

한계비용제로사회

한계비용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라는 그럴 듯한 말은 내가 지어낸 것은 아니다. 저명한 미래학자 제레미 레프킨의 저서다. 이 저서에서 제레미 레프킨은 공유경제를 설명하며 한계비용 제로 사회가 온다고 주장했다. 한계비용은 단위 생산량을 증가시킬때 드는 비용을 말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내가 뱅뱅이론에 입각하여, 품질 좋은 청바지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청바지 산업에 뛰어들었다. 청바지 공장설비와 부지를 100억원에 마련했고, 청바지 100 장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1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첫 물량은 많지 않았다. 100 장을 찍어냈다.

이때 청바지 1장의 생산비용은, 100.0001억/100 = 1.0001억 이다. 프리미엄 청바지라고 해도 조금 비싼 것 같다. 이번엔 1억 장의 청바지를 찍어내보자. 청바지 1억장을 찍어내기 위한 재료를 1조원에 마련했고 바로 청바지를 찍어냈다. 이때 청바지 한 장의 생산 비용은 1.01조 / 1억 장 = 10,000 원 으로 떨어진다. 이제 한 장을 더 생산하기에 드는 비용은 겨우 10,000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청바지를 한 장 더 찍어내는데 드는 비용이 바로 한계비용 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비용과 AWS의 부상

소프트웨어 산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를 가치로 제공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서버 비용과 개발비용이 있다. 개발 비용은 말 그대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이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고정비용에 가깝다. 반면에 서버비용은 가변비용에 가깝다. 유저가 늘어남에 따라 서버비용은 늘어난다.

AWS(Amazon Web Service) 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이전에 웹 서비스를 하려면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이미지와 글, HTML 코드 등을 자신이 운영하는 서버에 저장해두었다가 접속하는 유저에게 전해줄 수 있어야 했다. 관리비용이 높았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대부분의 웹서비스들은 AWS와 같은 Cloud위에 서비스를 올려두고 있다. AWS 는 원격으로 제공되는 서버다. 유저는 서버를 운영하는 대신, 필요에 따라 (또는 자동으로) 서버를 늘리고 이용한 만큼의 돈 만 내면 된다.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운영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

이런 AWS의 가호 아래, 대 온라인 서비스의 시대가 시작될 수 있었다.

서비스 이용비용 = 0$

이제 소프트웨어 시장의 한계비용을 생각해보자.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단위 생산량(가치)은 한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발생한다. 1명의 접속자를 위해 AWS 서버를 증설할 필요는 없고, 개발비용은 이미 지불한 비용이다. 따라서 1명의 접속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사가 지는 비용, 즉 한계비용은 0에 가깝다.

이런 환경은 Product Hunt 커뮤니티를 키우는 동력이 되었다. Product Hunter 들은 서비스를 공짜로 즐기고 맘껏 의견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고, 개발사는 Product Hunter 들에 의해 마케팅 효과를 누리며 새로운 유저들을 비즈니스 모델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일례로, 프리랜서 온디맨드 플랫폼 Konsus 에서는 Product Hunt 커뮤니티에 노출되고 그들을 위한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해서 500%의 성장 을 이뤘다.

Product Hunter 의 필요에 대해

업무 생산성 강연에서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여러분들도 답을 해주시기 바란다. “크롬 브라우저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 사용자 중 업무 성과가 높은 쪽은 누구일까?” 정답은.. 두구두구… 예상하셨든 크롬이다. 정답을 맞추신 분께 이유를 여쭈면 이런 답을 주시곤 한다. ‘크롬 브라우저로 구글 어플리케이션 사용이 편리하다’, ‘크롬 브라우저가 더 빠르다’, ‘편리한 확장프로그램(Extension)을 사용할 수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두 사용자에게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브라우저를 획득한 방식의 차이’다.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는 윈도우 컴퓨터에 내장된 브라우저다. 이와 달리, 크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브라우저에 대해 알아보고 기본 브라우저와 비교를 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찾는 과정이 선행된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것을 찾으려는 행동/사고 방식이 만든 변화다.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은 브라우저 선택 뿐 아니라 여러 업무과정에 적용되고 결과적으로 업무성과의 차이를 만든다. 심리학의 ‘Growth Mindset’ (성장 마인드) 과 ‘Fixed Mindset’ 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업무능력이 노력에 따라 증진된다는 생각은 실제로 그런 결과를 낳고, 나의 업무능력은 이정도라고 한계를 정해버리면 실제로 업무능력은 증진되지 않는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렇게 길게 Mindset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바로, 시대가 Product Hunter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10년 전만해도 스마트폰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주머니에 1980년대의 슈퍼컴퓨터를 넣고 다닌다. 누군가는 주머니 속의 슈퍼컴퓨터를 업무와 개인의 삶에 녹여가며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반면에 누군가는 변화에 뒤쳐지고 있다. 업무에 컴퓨터가 보급되어 수기와 컴퓨터가 공존하던 과도기가 지나고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뒤쳐져버렸다. 마찬가지로 이제 모든 것에 ‘더 나은 방식’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표현되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 소프트웨어를 향한 관심, 그리고 무엇보다 ‘더 나은 방식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이다. 이를 갖추고 있는, 갖추려는 모든 사람이 바로 ‘Product Hunter’다. 이제부터는 ProductHunt 와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