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머스 시대에 ‘오프라인의 반격’이 온다?

오프라인의 반격은 어떻게 찾아올까

March 29, 2017 - 6 minute re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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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가 등장한 이래로, 온라인 시장은 커지기만 했다. 온라인은 아마존 프라임 나우(Amazon Prime Now)로 대표되는 초고속 배송이나 드론 배송 등을 도입하며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오프라인은 온라인의 성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제 시장을 매번 양보해야 했다. 이 와중에 등장한 온라인을 압도하는 오프라인의 경험들은 ‘오프라인의 반격’이라는 말로 설명되었다.

책은 유통과 제품 모두 디지털화될 수 있는 재화다(출처 : kaboompics)

나는 이 현상을 책이라는 특수한 재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책은 유통방식에 따라 제품 자체가 디지털화되는 특수한 재화다. 책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유통방식) 판매될 수 있고, 컨텐츠 자체도 종이뭉치 혹은 E-book(제품)이라는 디지털 형식으로 판매될 수 있다. 반격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전장을 보고 어디에서 오프라인이 패배하고 있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오프라인은 어디에서 지고 있었나

가격

먼저 가격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책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1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된다. 책의 가격은 간단히는 저자에게 돌아갈 인세, 제작원가, 출판사와 유통사(온/오프라인 서점)의 이익으로 구성되는데, 책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경우, 유통사의 비용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재고관리, 물류비용, 매장관리 비용 등의 절감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오프라인의 혁신적인 유통전략이 나오지 않는 이상 승기를 잡기 어려운 영역이다.

고객

공간은 오프라인이 가진 최고의 장점인 동시에 제약사항이다. 유동인구 일부만 손님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에 비해 온라인 서점은 모든 인터넷 사용자를 유저로 끌어들일 수 있다. 물론 온라인 서점을 홍보하는데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따지면 매장의 설치와 유지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도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이기기엔 힘들어 보인다.

데이터 이용

이제는 흔해진 ‘빅데이터’라는 말이 다시 등장할 시점이다. 우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낼 수 있다. 다만 적절한 데이터가 충분한 기간 동안 쌓여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온라인의 모든 페이지 이동과 검색기록은 Google analytics 등의 툴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기록되고, 사용될 수 있다. 어떤 연령대의 유저가 이 책을 검색했는지, 어떤 카테고리에서 책을 찾았는지 기록하면 특정 유저들에게 맞춤형 페이지를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벼려진 광고는 우리의 손을 지갑으로 뻗도록 유혹한다. 반면에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연령대의 사람이 서점에 들어왔는지 어떤 책을 펼쳐 보았는지, 어떤 매대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는지 등의 간단한 데이터의 수집조차 쉽지 않다. 물론 비콘(beaccon)이나 발자취 등을 기록하여 오프라인의 정보를 기록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실제로 서점에 도입되는 시점은 요원하기만 하다.

E-Book

아마존은 Kindle 단말기의 보급과 더불어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 출처 : freestocks )

E-Book은 오프라인 매장이 공략하기 힘든 또 하나의 흐름이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단연코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온라인으로 팔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총망라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으로 1위를 거머쥔 뒤에 전자책 시장에 뛰어든 아마존은 콘텐츠의 공급업체에 머무르지 않았다. 2007년 출시된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은 유통에서, 구매, 소비까지 이르는 콘텐츠의 흐름을 아마존으로 편입시켰다. 아마존은 이에 그치지 않고 월 9.99에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구독할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 서비스를 출시하여 경쟁사를 고사시켰다. 전자책은 물론 온라인으로 유통되므로, 여기에서도 오프라인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아마존은 전자책 시장을 평정하면서 ‘책 읽기’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미국 전자책 시장은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1,260% 성장했고, 이런 추세에 오프라인 서점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015년이면 전자책이 책의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종말은 오지 않았다.

오프라인은 지고 있지 않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뚫고 전자책은 독자들의 마음을 책으로부터 완전히 빼앗지 못했다. 50%에 달하는 할인율이나, 무제한 서비스, 하이라이트, 눈에 편한 E-ink, 수 백권을 한 기기에 담을 수 있는 이점들에도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정체되었다. 뉴욕타임즈는 전자책 시장이 출판물 시장의 20%에서 성장하고 있지 못한다고 전하면서, 전자책 단말기 판매량의 가파른 추락을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전자책 단말기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자책 시장이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오프라인 서점에 호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프라인의 반격’을 언급하기엔 이르다.

변하고 있는 오프라인 서점

영국의 오프라인 서점 체인인 Waterstones 의 CEO, James Daunt로 부터 좋은 오프라인 서점의 모습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의 완만한 성장을 예측하면서 서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들로 밝은 조명, 친절한 직원, 창의적으로 진열된 ‘하드 커버(Hard back)’ 책과 커피머신을 꼽았다. 덧붙여, 소비자들이 책을 소비하는 방식이 ‘읽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서점이 커피와 창의적이고 소품들이 가득한 편안한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Waterstones 에는 스타벅스와 문구/소품매장인 Paperchase가 들어서 있다. Daunt는 서점에서는 이제 책이 아닌 많은 것들- 이를테면, 페딩턴 베어, 장난감, 편지지 등 -을 팔고 있다면서 ‘좋은 서점’의 모습을 생각해야한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영국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실 이런 복합 문화공간의 개념은 새롭지는 않으나, 이 같은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일본 최대의 서점 체인 츠타야의 T-Site는 숲속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출처 : Flickr)

츠타야(Tsutaya)는 일본에 약 800개의 체인을 가진 대형 서점 프랜차이즈다. 츠타야는 2011년 다이칸야마에 ’T-Site’라는 서점을 열었다. 서점이라기보단 ‘숲 속의 복합문화공간’에 가깝다. ‘Lifestyle Navigator’를 표방하는 츠타야는 T-Site 를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즉, 이미지를 판매하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T-Site 에는 서점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애견샵, 자전거 대여점, 레스토랑도 입점해 있다. 각 주제별 책이 모여 있는 곳엔 ‘컨시어지’가 있다. 그들은 사서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해 줄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또한 이들은 상품의 구매부터 진열까지 관여하며 고객에게 전달할 경험을 결정하는 ‘편집’의 대가들이기도 하다. T-Site 에서 여행코너는 단순히 여행서적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여행의 준비를 돕는 공간이다. 컨시어지는 여행지와 여행상품을 제안하는 등 고객의 여행을 정보와 경험을 담아 완성시킨다.

답은 나왔다. 온라인은 이 같은 ‘대체불가능한’오프라인의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 오프라인의 완승이다. 하지만, 온라인도 오프라인 경험의 대체불가능함을 이해하고 변화를 구상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대체불가능한 경험에 대한 도전하는 온라인

Seattle 에 위치한 아마존의 오프라인 서점, amazon books(출처 : Flickr )

온라인 전자상거래와 전자책 시장을 평정하며 온라인 서점의 모습을 그려낸 아마존이 다시 그 변화의 주인공이다. 아마존은 2015년,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현재 샌디에고 2호점까지 오픈했다). 아마존의 의도를 추측하는 수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맥락은 비슷하다.

‘유저들에게 오프라인(실재)의 경험을 제공한다’.

츠타야의 사례에서 봤듯, 오프라인이 제공하는 고유한 경험은 수 백번의 페이지 뷰보다 강력하다. 오프라인 서점 ‘Amazon Books’ 에는 온라인 데이터를 이용해 검증된(잘 팔리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책장에는 온라인 독자들의 평과 책이 함께 배치되어 오프라인 독자들의 선택을 돕는다. 이처럼 아마존북스에는 온라인의 장점이 효과적으로 잘 녹아들어있다.

amazon books에는 검증된 책이 독자의 평과 함께 커버가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다( 출저 : Flickr )

이런 추세는 서점에만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뷰티커머스 미미박스는 강남 한복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도 시부야에 ‘라쿠텐 카페’를 열고 온라인의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녹였다. 시장조사업체 Forrester는 2017년에 60%의 거래가 온라인과 ‘어떤식으로든 연계’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 때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을 의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프라인 진출이 고객을 잠식하는(Cannibalization) 행위가 아니라 더 많은 수요와 수익을 창출하는 창구가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새로운 소비행태

Retail 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 출저 : Unsplash )

온라인이 가져다주는 소비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이 가져오는 경험은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츠타야와 아마존 북스의 사례에서 보았든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이 온라인 매출까지 견인하는 각 채널의 장점을 새롭게 조합한 형태의 매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를 설명하는 또 다른 용어가 등장한다. 바로 ‘옴니채널’ 이다. 옴니채널은 단일 매장을 갖는 싱글채널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채널을 갖는 멀티채널에 이어지는 개념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제품을 구매한다는 특징이 있다. 옴니채널의 대표적인 예는 ‘쇼루밍’ 족이다. 쇼루밍이란 오프라인에서 직접 제품을 즐기고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온라인에서 본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식의 소비행태를 말한다.

Google은 10명 중 8 명의 소비자가 매장안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제품이 다르지 않다는 당연한 사실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고객조차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의 반격은 없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오프라인의 반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온라인 시장이 매년 10%를 넘어서는 무서운 발전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를 온라인의 공격이나 오프라인의 패배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다. 아직도 오프라인은 전체 상거래 비중의 90%에 육박한다. 또한 앞으로도 오프라인이 우리의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지금까지 보아왔던 사례들처럼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체험의 장소(Point of Experience)를 마련하며 오프라인 소비자들의 발길(Foot traffic)을 이끌것이고, 오프라인 매장에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장치와 고객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어, 분명하게 구분되었던 온라인 전자 상거래와 오프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두 채널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연속적이고 통합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업체가 다음 소비흐름을 주도할 것이다.

Reference